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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독일초등학교 파싱(fasching) 카니발

by 유키™ 201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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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튀빙엔(튀빙겐)은 동네가 들썩 거립니다. 기독교 국가인 독일에서는, 기독교의 각 절기에 맞춰 여러가지 축제와 행사들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파싱(Fasching) 카니발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신나게 먹고 마시며 즐기는 기독교의 전통 축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파싱(Fasching) 카니발 당일 아침 독일에서는, 온갖 종류의 다양한 코스튬을 한 어린이들이 들떠하며 학교나 유치원으로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파싱 카니발 당일 복장을 준비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가장 큰 숙제거리이기도 하지만,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들도 저절로 행복해 지는것 같아요.

아침부터 온 동네가 시끌벅적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엘사가, 어떤 아이들은 FBI가, 어떤 아이들은 무사가 되기도 하는 날입니다.

이미 학교에는 아이들이 다 와 있었습니다. 독일 초등학교의 등교 시간은 7시 50분! 이른 편임에도 불구하고 늦지 않고이 모두들 와서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우리 1번은 몇일 전부터 절친 레아와 함께 Cat복장을 하고 오기로 함께 약속했다고 해서, 고양이 복장을 준비하였는데, 아무래도 너무 특색 없는 것 같아 아침까지 고민하다가 한복을 입혀 보내기로 했습니다. 1번도 한복 입는 것을 좋아하기도하고, 동양아이 없는 이곳 튀빙엔에 한복을 알리는 좋은 기회일것 같아 망설임 없이 입고 갔습니다.

한복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일부러 아침에 학교가는 방법을 차 대신 걷는 것으로 선택했는데, 가는 길목 길목마다 사람들이 무슨 옷이냐며 다 물어봅니다. 한복의 흔치 않는 화려한 색감과 고급져 보이는 원단이, 이곳 독일 사람들 눈에도 신기했나 봅니다.

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아렌델 왕국에서 막 나온 엘사가, 우리 1번에게 한복이 너무 예쁘다며 한복 한번 입어보자며 막 묻습니다.  

오늘은 수업이 없고, 간단한 놀이와 다과 그리고 패션쑈만 하고 끝나는 날입니다.

1번의 반 친구들은 모두 15명 정도인데, 출신 국가만 8개 정도의 국가에 달합니다. 그 중 동양 아이는 1번 혼자랍니다. 출신 국가별로 보자면, 독일>터키>러시아>시리아 순이고 그 외 나라 출신들이 1명씩 있습니다.

배트맨, 축구선수, 마이클잭슨, 한복공주, 터키 공주... 나라별로 공주란 공주는 다 있네요. 아이들이 서로의 복장을 보며 너무 신나합니다. 서로 서로의 복장을 보며 신나게 역할놀이도 하고 말이예요.

앗! 이 분은!! 누구시냐면 바로 교장선생님 이십니다. 학교에 세일러문 나타났다! 교장선생님이 세일러문 복장을 하고 오셨어요. 파싱 축제때 선생님들이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더 풀 복장을 하고 나타나십니다.

한국에서는 권위의 상징! 교장선생님이 세일러문 복장을 하고 아이들과 허물 없이 함께 웃고 학부모들을 안내하고 계시네요. 나이도 50대 정도이신데, 그 나이에 세일러문 복장 하고 오면 부끄럽기도 하고 낯도 간지러울것 같은데, 독일이라는 나라는 지독히 편견도 없고 권위의식도 없습니다.

다른반 아이들과 합반을 하려는지, 옆반 아이들이 의자를 옮기고 있어요. 그래봤자 전체 1학년 아이들의 정원은, 30명도 안됩니다. 스파이더맨도 보이고, 러시아 공주도 보이고 화려한 가발과 어우러진 무대복장을 한 아이도 보입니다.

학교도 쉴새 없이 떠드는 소리로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선생님들도 약간 흥분되어 있어요.ㅎㅎ

1학년 전체 인원이 다 모였어요. 우리 1번의 절친 레아는, 약속대로 고양이 복장을 하고 왔네요. 조금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한복이 한국을 알리는데도 훨씬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믿습니다.ㅎㅎ

한류가 별거 있나요? 한국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알리면 그것이 바로 한류이지요. ㅎㅎㅎ

모두들 동그렇게 앉아 노래도 부르고 학부모들이 준비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단체 활동을 하려나 봅니다. 패션쇼도 있다고 하는데, 흥미로울 것 같아요.

2명의 담임 선생님 중 한 분이세요. 여자 선생님 이신데, 학교에 1번 픽업하러 갔다가 뒷모습만 보고 정말 마녀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피부까지 하얗게 분장을 하셔서 정말 놀랐어요.ㅎㅎㅎ

하루종일 저 복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셨다니,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 했을것 같아요.

또 다른 담임 선생님이세요. 올해 신규 임용된 선생님이신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선생님께 올라타고 어깨에 매달리고 있어요. 학기초에는 엄청나게 의욕적인 모습이셨는데, 남편 말로는 요즘 많이 지쳐보인다고 합니다.;;

원래 초임지에서는 사력을 다해 모든 열정을 다 쏟는데, 이 선생님도 너무 방전되지 않으시길 바래봅니다. ^^ 슈퍼맨 복장의 담임 선생님! 하루 종일 정말 슈퍼맨처럼 아이들을 캐어하고, 사고치는 남자 아이들 쫓아다니시며 컨트롤 하고, 정말 방전될만한 하루를 보내신 선생님! 고생 많이 하셨어요!!

축제를 마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마지막 축제를 끝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은 약 1.5주 간의 방학에 들어갑니다. 독일은 거의 2달마다 중간 중간에 1주일 정도씩 쉬는 방학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한국은 1학기 내내 주욱~ 방학 전까지 달려야 하는데, 중간 중간에 각 절기마다 방학이 있어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 좋은 것 같습니다.

독일 초등학교의 풍경! 선생님들도 권위의식 없이 아이들과 함께 똑같이 코스튬 풀 복장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뒹구는 모습! 교장선생님도 예외 없는 생경한 풍경!

처음에는 낯설어 보였던 풍경들이 이제 점점 우리의 문화처럼 익숙해 질때, 가끔 한국에서의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한국 아이치고도 유난히 작은 체구의 아이가, 커다란 독일 아이들 틈에서 너무나 잘 적응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해 집니다. 행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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