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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독일 치과이야기

by 유키™ 2016.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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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오고나서, 아이들에게 무장해제 된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달달한 초코렛입니다. 독일은 유난히 맛있는 초코렛이 많고, 어른들 역시 초코렛에 유난히 관대 합니다.

독일은 또한 초코렛과 관련된 축제며, 초코렛 관련된 아이들의 기념일도 엄청 많습니다.ㅠ.ㅠ

성 마틴 탁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왜 초코렛을 나누어 주는지... 니콜라우스 데이에는 왜 또 장화에 초코렛같은 달달한 것을 넣어 주어야 하는지... 아드벤트 칼렌더는 왜 초코렛 상품이 많은건지... 그리고 왜 부활절에는 토끼가 초코렛을 주고 가는지... 

예상하셨겠지만, 그 달달함의 끝은 치과 입니다. ㅎㅎㅎ

푸근해 보이고 따뜻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장식하기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은 부활절을 맞이하여 병원에도 토끼 한마리씩 데려다 놓았네요.

토끼와 부활절이 무슨 상관이 있냐? 저도 처음 독일에 왔을때 무척 의아해 했어요. 한국에서는 부활을 상징하는 '달걀'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말이예요.

독일에서는 부활절의 상징이 토끼입니다. 여러가지 설이 있긴 한데, 부와 다산의 상징이기도 한 토끼는, 겨울잠에서 가장 먼저 깨는 동물이기에 독일에서는 부활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하네요.

치과 진료 의자에 앉아 유난히 초조해 하는 한분이... 계십니다. ㅎㅎㅎ 우리 가족은 모두 다 건치라 자부했는데, 언제부턴가 초코렛에 무장해제 된 이후로, 1번의 치아 한개에 자꾸 말썽을 부립니다.

1번의 치과 진료 예약을 잡았습니다. 독일의 모든 병원은 예약제 이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고 병원에 방문하게 될 경우 그 날안에 진료를 못 받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예약을 해 두었다면, 안락하게 진료실에 앉아 치과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올때마다 깜놀하게 만드는 동물의 치아... 진심 무섭습니다...;;;

동물의 치아를 전시해 놓은 이곳 치과! 사실 죽은 동물의 치아일텐데, 위생적인 측면에서나 전시적 효과의 측면에서 볼때도, 썩 좋은 소재는 아닐 것인데... 굳이 이 턱뼈와 함께 대기실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며... 의사선생님을 만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올때마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막상 독일인을 만나면 지퍼 굳게 닫힌 나의 입은... 그냥 '당케'만 메아리처럼 반복할 뿐...

심하게 긴장하고 계신 한분이 여기에 계십니다.ㅎㅎㅎ

아참! 독일은 치료 중심의 3차 의료보다, 예방 중심의 1차 의료를 중요시 하는 나라 이기 때문에 1년에 1번 꼭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치과 검진을 받지 않고 발생한 충치 치료에 대해서는 전액 본인 부담 이지만, 꾸준히 정기 검진을 받았지만 발견된 충치에 대해서는 전액 무료 진료입니다.

다행이 우리 가족은 매년 정규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았네요.

1번 어린이의 초조함은 더해져만 가고... 치과 슨상님은 오시지 않고... 자꾸 1번은 초조해 집니다.

"앞으로 초코렛, 사탕 같은 달달한 것들... 전혀 주지 않을 거야..."

불안감에 떨고 있는 1번에게 극약처방을 내립니다. 극한 상황에 몰리니, 1번도 다짐 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달달한 것을 찾지 않겠다고...

 

부활절날 착한 아이들에게 초코렛을 주고 간다는 부활절 토끼도 오늘은 왠지 야속하네요. 초코렛... 그 초코렛이 문제인데 말이예요.. 흠;;;

초상권을 유난히 중요시 여기는 우리 가족... ㅎㅎㅎ 그 와중에도 아들의 헤어스타일을 어찌 연출할 지 걱정하고 있는 우리 부부... 1번만 여전히 진찰대 위에 앉아 떨고 있습니다.

마침내 치과 선생님이 들어오고 진료가 시작됩니다. 의사 샘은 진료 기록을 보고선 "작년에는 치아 관리가 완벽했는데, 올해는 아니네"라 웃으시며 소리나는 드릴같은 기구를 입으로 가져가십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현장;;; 

독일의 의사들은 대체적으로 친절합니다.

내 손에 들고 있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보며, "너 한국 사람인데, 왜 삼성 안쓰고 애플 제품 쓰는 거야?"로 시작해서 "내 아내는 핀란드 사람인데, 핸드폰은 무조건 노키아만 썼었어." 등등... 엄청난 입담을 과시합니다.

이 치과 선생님은 특징이, 항상 흰 백바지만을 고집하는데, 괭장히 키도 크고 재미있지만 꽉 조이는 백바지때문에 가끔 시선처리로 민망해 질때가 있다는 것만 빼면, 너무나 친절하고 좋은 우리의 치과 주치의 선생님이시지요.. ^^

앞으로 달달한 그 무언가는 절대 먹지 않겠다는 훌륭한 다짐을 1번으로 부터 듣고 치과를 나서는 발걸음... 상쾌했어요...^^  곧 다가오는 부활절에는 토끼가 초코렛 대신 치약 같은걸 가져다 주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