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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독일 부활절 토끼를 기다리는 아이

by 유키™ 2016.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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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아이의 동심을 유지시켜주는 행사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한국에 있었을때는 12월 25일 산타클로스의 역할만 하면 되었던것 같은데... 독일에서는 이런 저런 절기마다 아이의 동심을 유지시켜 주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정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부로 약 10일간의 부활절 방학에 들어간 아이들로 인해, 정글의 육탄전은 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우리집에는 부활절 토끼가 다녀갔는데, 아직 우리 아이들은 부활절 토끼가 집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번 부활절이 지나가면 토끼 세마리 한꺼번에 잡아 먹어야 겠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토끼는 독일에서 부활절마다 나오는 유명한 부활절 토끼예요. ^^ 

왜 달걀도 아닌 토끼가 독일에서는 부활절의 상징이 되었을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는 겨울잠에서 가장 먼저 깬다고 알려진 토끼가 독일에서는 부활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또다른 설로는, 1600년경 독일에서 기원한 풍습인데 토끼가 부활절 달걀을 숨기고 그것을 아이들이 찾는 놀이에서 부활절 토끼의 기원이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부활절은 봄이라는 계절에 속해 있는 절기인데, 토끼의 엄청난 생산력 때문에 토끼는 이곳 독일에서 봄을 상징하기도 하고, 다산을 상징 한다고도 합니다.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어떤 극적인 스토리와 함께 부활절 토끼를 선물 했었어야 했는데, 마트에서 장보듯 그냥 사온 토끼 때문에 우리집 아이들은 아직 부활절 토끼가 집에 다녀갔다고 믿지 않는 것 같아요.. 슬프네요..;;

또 어떤 극적인 스토리를 짜서 아이들의 동심을 유지시켜주고... 진짜 부활절 토끼가 우리집에 다녀갔다고 믿게 해야 할지... 심히 고민스러워요... 흑흑흑...

부활절 토끼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는 또다른 대표적인 장소는 바로! ... 학교이기도 합니다. 어제 학교에서 만들어온 1번의 작품들 입니다. 부활절 토끼가 가져갈 계란도 3개나 갖고 왔고, 부활절 토끼가 초코렛을 놓고갈 바구니도 2개나 만들어 왔어요.

보통 부활절 아침에 독일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해 줍니다. 그래서 이 시즌이 되면, 토이저러스 같은 장난감 가게들은 마치 크리스마스 시즌과 동일하게 (부활절 기간에도) 일제히 세일에 들어갑니다.

아이들이 살기에 독일처럼 좋은 나라도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아이의 동심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부활절 초코렛 바구니!

달걀은 토끼가 가져가고 대신, 토끼가 초코렛을 놓고 간다는 전설의 바구니입니다. (전설의 바구니라 쓰고, 문제의 바구니라고 읽는다!) 한국에서는 유치원에서나 중요시 여길법한 만들기 작품들을, 독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도 엄청나게 공들여 합니다. 달걀에 직접 식용 색깔을 입히기도 하고 직접 바구니도 만들고...

토끼를 기다리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직접 오리고 붙이고, 계란에 색을 입혔을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부활절 토끼.. 다시한번 집에 방문시켜야 겠네요...;;;

요건, 직접 학교에서 베이킹 해온 빵입니다. 맛은 그다지 썩... 없지만...;;; 흠;;;

토끼를 기다리는 간절한 염원은, 빵 한 가운데에 계란 박아 놓았을 정도로 간절해 보입니다. ㅎㅎㅎ 심지어 토끼의 얼굴까지 빵으로 만들어 왔어요. 순수한 아이의 창작을 중요시 하는 베이킹 수업시간 이기에 결과물로 나온 빵의 모양은, 순전히 아이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임을 잘 알기에... 동심을 지켜줘야 겠다는 생각이 그득~ 그득~ 하네요.

자세히 보니 토끼의 눈알도 아몬드로 박..았..네...요.. ^^ 아.. 귀여워요.ㅎㅎㅎ 

방학을 맞이하여 두 아이가 벌이는 육탄전은, 정글을 초토화 시켜 놓기도 합니다. 청진기 장난감은 왜 저리 분리되었고, 청진기의 줄기(?)는 어디로 날아갔나요? 교구세트에서 나온 작은 나무 꼬다리들은 또 어찌 색깔별로 정렬 시켜야 하는지요? 멕포머스 조각들은 왜 텐트에 붙어 있나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정글의 하루는 정신이 없습니다.

두 아이의 아지트도 생 난리 부르스 입니다. 주인의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뽀로로는 처량하게 측면으로 누워 머리를 박고 계시고, 어디서 날라온지 모르는 멕포머스 조각들은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 보입니다.

텐트 밑에도 책이 박혀 있는가 하면, 필통 속에 있던 샤프는 왜 또 여기에 와 계신건지...ㅎㅎㅎ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병원놀이 세트 안에 있는 연두색 차트판을 보니, 병원놀이라도 한 것일까요?

그 와중에 잠시 야외 발코니로 나가 보았더니, 1번이 부활절 토끼 바구니를 야외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셨네요.

어쩐지... 어제부터 자꾸 창문을 열어 놓고 자자고 1번이 떼를 썼는데, 오늘 그 이유를 들어보니, 창문이 꽉 닫혀 있으면 토끼가 집에 못 들어온다며... 창문을 열어 놓자시던데... 내가 의견을 굽히지 않자, 아예 토끼 바구니를 밖에 내 놓으셨네요. ㅎㅎㅎ

저 바구니안에 초코렛 좀 채워 주어야 겠어요. 온 집안이 초토화 된 것을 생각하면, 확.. 동심을 파괴시키고 싶지만... 말이예요..

정글의 하루는 참 깁니다. ㅎㅎㅎ

적자생존의 원칙에 의해 큰 자에게서 작은 자를 지켜 주어야 할 때도 있고, 저질 체력 때문에 힘껏 함께 뛰어 놀아 줄수는 없어도, 방학을 맞이하여 뭔가 스페셜한 추억은 주고자 아이들이 해 달라는데로 놀이터에 잠시 나와봤습니다.

 독일도 이제 봄이 오나 봅니다. 멀리서 뻐꾸기 소리도 들리고 파릇 파릇 풀들도 보입니다.

부활절 토끼를 기다리는 (독일에 살고 있는) 아이의 간절한 동심이 느껴지시나요? ^^ 오늘 아이들 자면 몰래 마트에 다녀와야 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