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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독일 유치원 활동

by 유키™ 2016.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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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초등학교 입학 시점에 알파벳을 읽고 쓰는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즉 독일은 선행교육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 1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하여, 이 시기가 되면 엄마들이 바빠집니다. 하지만 독일은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지칠때까지 놀게 합니다. 유치원에서 숫자를 배운다거나, 알파벳을 배운다거나 하는 활동은 부모들도 원하지 않고, 유치원 교사들도 심지어 초등학교 교사들도 원하지 않습니다.

독일에서 선행교육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은, 교사의 가르칠 권리를 무시한 월권 행위 정도로 간주합니다. 이에 독일 교육과정에 맞추어, 우리집 1번은 정말 신나는 독일의 유치원 생활을 했습니다.

어느 날 우리집 1번이 유치원에서 만든 작품이라며 거북이 1마리를 집에 갖고 왔습니다. 정말 믿을 수 없었기에, 정말 직접 만든 것 맞냐고 몇번을 물었습니다.

삐뚤 삐뚤 바느질 솜씨며, 짝짝이 거북이의 눈알까지 붙인 어설픈 솜씨는 분명 선생님의 정교한 손길이 아닌 유치원 아이의 솜씨였습니다. 그러면서 만드는 과정을 하나 하나 설명해 줍니다. 

뽀죡한 바늘 가위, 그리고 작은 구슬을 유치원 아이의 손에 맡길 수 있는 독일의 유치원 교육 시스템에 엄청 놀랐습니다. 바늘을 아이의 손에 쥐어 준다는 것은, 아이를 신뢰하는 믿음 없이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면, 유치원에서 활동하였던 사진활동집을 담임 선생님이 손으로 직접 정리하여 아이들에게 선물로 줍니다. 그 사진활동집에 거북이의 탄생 비밀이 담겨 있었습니다.

 

거북이 등을 만드는 교구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저렇게 생긴 틀에 실을 집어 넣어 거북이 등을 만들었다고 1번 딸이 설명해 줍니다. 

다음은 거북이 몸통이 될 천의 색깔을 본인이 원하는 색으로 직접 선택하고, 자른 천을 바느질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말로 유치원 아이의 손에 바늘과 실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거북이 모양의 천을 바느질 한 후, 몸통을 솜으로 채우고 있는 장면입니다. 정말 도움 없이 스스로 했다는 것이 대견합니다.

당시가, 초등학교 입학을 6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라 유치원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전에 유치원에서도 공부를 배우는데, 독일은 이렇게 만들기를 하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 딸이 만들어 온 거북이 보고 깜짝 놀랐어."

"맞아. 아시아권 국가들은 교육열이 엄청 높더라. 그림만 그려보라고 해도 알 수 있어. 동양 아이들은 그림이 다 똑같아. 그런데 선행을 하지 않는 나라들의 아이들은 그림이 조금 달라. 이 시기의 아이들은 공부보다 창의적인 활동이 더 필요한 시기야. 지금 당장은 선행을 하지 않으면 늦게 출발하는것 같지만 결국 사회에서, 회사에서,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이야."

당시, 유치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듯,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사회가 원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 이라는 것!

다 무너져가는 유럽을 독일이 먹여 살리는 이유! 끊임없이 유치원에서 지칠때까지 맨발로 놀게하는 이유! 직접 천을 자르고 오리고 붙이고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느낄 성취감! 왜 독일의 교육이 세계 최고라고 하는지 독일에 살면서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1번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바비인형들 사이에, 자신이 만든 거북이를 당당하게 전시해 두고 보면서 너무 좋아합니다. 아이는 그렇게 조금씩 스스로 생각하며 자라는 것을... 나의 틀에 맞추어, 한국식 교육의 틀에 맞추어 아이를 너무 가두는 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 반성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