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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독일에서 이사하기

by 유키™ 201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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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셀프 공화국입니다.

인건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독일에서 이사하며 노가다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다시 떠올리니 눈물이 나네요.. 흑흑흑

 

그런데, 독일에서만 이사 3번한 사람...

또 여기 있습니다.

 

 

인건비가 얼마나 비싸냐... 하면요?

예로, 열쇠 따는 아저씨 부르는 비용이 150유로,

즉 한화로 20만원 정도입니다.

 

더 슬픈 사실은

독일에는 포장이사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첫번째 살던 곳은, 독일 북부 에네르베주의 겔젠이라는 마을이었어요.

창밖을 보면 이런 풍경이 있었구요.

외국인이 아주 많았지요.

 

주로 터키인...

외국인이 많아 무서운 도시이기도 해서,

가끔 밤에 돌아다닐때면 눈을 최대한 내려깔고

겸손하게 다녔습니다.

 

외국인이 많은 곳에 살면,

치안은... 보..장.. 할 수 없지만...

우리 또한 외국인이기에 편한점도 있어요.

음식 조리시 냄새로 인해 서로 민감하지 않은 점?

생각해 보니, 이거 밖에 없네요...

 

김나지움(독일 중, 고등학교)앞에 첫 둥지를 틀었습니다.

새로 우리 2번이 태어나자,

조금 더 안전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지요.


 

 

아, 근데 벽을 보세요.. 흑흑

남편이 딸의 동심을 유지시켜 주고자 벽에 초록색 페인트를 칠했더랍니다.

(독일은 이사 갈 때, 이사왔을 때와 동일한 상태로 집을 비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증금으로 예치해 놓은 돈을 무자비하게 앗아 갑니다.)

페인트를 칠 할 때는, '여봉~ 넘흐 좋다~' 콧소리로 추임새 넣더니,

벽을 되돌려야 하니, 헐크로 변합니다.

 

 

전체 벽을 흰색으로 되돌리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고,

주방이랑 화장실 청소하는데도 하루 걸리고,

 

한국에서는 흥청망청 쓰던 남편이,

독일오니 너무 알뜰해 지셨네요.

(절대, 보증금을 뜯길 수없으시다나;;;)

 

혹시, 남편의 낭비벽을 고치고 싶으신 분들은

독일 한번 살아보실 것을 강추 드립니다...

 

 

그리하여

셀프로 집 수리를 해 놓고,

셀프로 짐을 싸고,

이사트럭을 빌려 이사를 했습니다.

 

두 번째 이사한 곳은, 같은 주의 보훔이라는 동네입니다.

 

첫 동네에서 너무 눈을 내려깔고 겸손하게 다녔기에,

치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후

독일인만 거주하는 조금 안전한 동네로이사 갔습니다.

 

아... 그런데,

주변 독일인들이...

김치 부침개를해먹으면 냄새 난다 그러고,

된장국 끓이면 발냄새 난다 난리치고,

밤에 오징어 굽다가 살타는 냄새 난다고 경찰 신고도 받아보고,
스펙타클한 도시였고

제 기억속엔 암울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그리운 도시가 보훔이네요.

 

창 밖을 바라보면 저런 풍경이 있었구요.

운동장 같은 정원을 내마당으로 쓸 수 있었지만,

저는 별로 기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남편은 독일어를 잘하는데,

저는 철저한 독일어 문맹자이기에,

철저한 문맹자가 느끼는 고독함을

처음 느낀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남부 튀빙겐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지요.

 

자그마치 450km 가량 떨어진 곳으로요

 

우리의 주둔지 이동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또 다시 노가다팀(남편과 나) 풀가동 되시겠습니다.

1. 유난히 곰팡이 많았던 집 곰팡이 제거하는 직원이 되었다가

2. 벽면의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페인트집 알바생이 된 후

3. 청소 용업업체 막내 잡부도 되어보고

4. 이삿집 포장업체 직원으로 빙의,분노의 짐싸기 스킬을 연마한 후,

5. 튼튼한 팔, 다리가 사다리차가 되어

6.450km 셀프로 운전하여 튀빙겐에 도착합니다.

 

그 바쁘신 와중에도

8개월 되신 2번님이

자꾸 기어나와(욕 아닙니다..ㅎㅎ)

짐으로 바리게이트도 쳐 놓았네요.

 

짐을 밤 11시까지 내리고,

아침에 일어나,

무사히 주둔지 이동작전을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밀려오더군요.

 

거실에 들어가야 할 짐들만 저 정도였어요.

 

 

주방도 생 난리.. 부르스..

 

아.. 이제 독일에서는 이사 그만하고 싶네요.

 

 

정말, 다시는..

네버 네버 셀프공화국 독일에서

이사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남긴 채,

험난했던 주둔지 이동작전 체험담을 마칠까 합니다.

 

그래도,

포장이사라는 고마운 업체가 있는 한국은,

참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