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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독일생활

한국에서 온 소포

by 유키™ 2016.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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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다 보면, 가장 반가운 것은 아마도... 한국에서 오는 소포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에서는 흔하디 흔했던 라면 한봉지가 가장 귀한 특식이 되기도 하고, 짭짜름하기만 한 독일 과자속에서 맛본 달콤한 한국 과자의 감미로운 맛은... 한 순간이지만... 타향살이의 고독과 맞 바꿀수 있을만큼의 짜릿한 마음 속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항상 받기만 해서 죄송한 마음... 그리고 포장을 뜯을 때마다 하나하나 마트에 사러 다니며 준비하셨을 그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 속에서 울컥한 무언가가... 항상 올라옵니다.

보통 한국에서 월요일 아침 일찍 우체국을 통해 첫 비행기로 태워 보내면, 독일에서는 목요일 오전에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도시가, 공항 근처의 대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목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DHL 아저씨가 벨을 누릅니다. 미리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언질을 주셨기에... 아이들은 수요일 오후부터 흥분의 도가니에 갇힙니다.

아이들의 인식속에, DHL 배달해주는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배달의 기수이자, 가장 반가운 분일껍니다. ^^ 독일에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문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택배 아저씨가 택배를 배달해 주고 가실때면, 한국식으로 배꼽인사를 합니다. ㅎㅎㅎ 아마... 아이들이 갖출 수 있는 최고의 예후... 정도...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ㅎㅎㅎ

말로만 듣던 연예인 같은 허.니.버.터.칩.님.

드디어, 우리 가족의 품안에도 도착했네요. ㅎㅎㅎ 한국에서 허니버터칩과 관련된 에피소드성 뉴스들을 많이 보면서, 대체 허니버터칩이란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정말 정말 궁금했습니다.

허니버터칩 드리밍까지 생겨서, 한국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을 적고 있는 리스트에도 등단되셨으나, 친히 먼저 머나먼 독일 땅을 사뿐히 즈려밟고 나타나 주신 허니버터칩님....

저 봉지... SNS에서 엄청나게 봤습니다.ㅎㅎㅎ 얼마나 귀하시면, 지인들이 드디어 허니버터칩을 구했다며 인증사진까지 올리고, 마트에서는 순식간에 동나는지... 정말 정말 궁금했습니다.

맛은... 우리 가족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립니다. 2대 2정도... ^^


아.. 정말 한국 커피를 보고 눈물 흘릴뻔 했어요. 흑흑흑... 타향살이 해 보신분들은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가장 그리운 것이 한국 커피예요. 뭔가 독일 커피는... 뭔가... 부족합니다. 정말 그리웠는데...

타향살이의 필수품. 마른 반찬류. 그리고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통화하다, 갑자기 먹고 싶다고 주문한 꽂감... (요즘.. 호랑이와 꽂감 동화책을 자주 읽더니만... 꽂감에 필이 팍 꽂힌 아이들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아주 어릴 적 독일로 왔기 때문에 그다지 그리울 한국 음식도 없을 것 같은데... 어른들보다 먹고 싶은 것도, 생각나는 한국 음식들도 훨씬 많은가 봅니다.

아... 그리고 전설의 짜왕.

저번 달 처음 짜왕을 보내 주셨을 때, 이름을 보고 우리 가족들은 웃었습니다. ㅎㅎㅎ "짜왕이야?"  "짜왕이래..."  "짜증왕이야?" 하면서요... 아직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막내만 제외하고... 다들 '짜증왕'의 약자라며 만담형식으로 놀리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런데, 맛을 본 순간... 갑자기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하신 분이 이 분이십니다. 한국에서는 전화 한통이면, 집까지 배달되고, 밥 먹기 싫을 때, 간단하게(?) 나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짜장면이지만... 독일에서는 그냥.. 기승전-귀한분 입니다.

한국의 짜장면 맛과 비슷하기도 하고... 너무나 맛있었어요...

아이들이 간식처럼 먹는 크리스피롤. 원조는 코스트코 것인데, 이건 코스트코 제품은 아닌것 같아요. 새로운 포장지에, 약간 맛도 달랐습니다. 가끔 아이들이 학교에 도시락으로 싸가면 반 친구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크리스피롤 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조금 질렸는데, 학교에 가면 이 과자 마니아 친구들이 몇 있어서, 그 친구들과 도시락을 통째로 바꿔 먹기까지도 하는...독일 아이들에게 유명한 '남한과자'중 하나입니다...ㅎㅎㅎ

해외에 김치 보낼때 쓰는 김치 깡통... 맞습니다.

위 칸에는 이렇게 꽂감 봉지가 있지만, 이 봉지만 덜어내면, 가득찬 김치가 보입니다. 커다란 김장봉지로 4번 정도 싸시고, 마지막 마무리는 캐이블 타이로 마무리 하셨어요. 절대 국물이 셀 걱정도, 냄새가 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2달 정도마다 김치를 보내 주시는데... 한번도 터지거나 냄새 난적 없어요.

흥분의 도가니... 아이들... 허니버터칩 바닥에 쏟은 후 바닥에서 주워 먹기... 이런 놀이 왜 하나 몰라요...

다른 과자 같았으면, 그냥 쓰레기통 행이었을텐데... 살짝 덩치 큰 녀석들은 주워...먹..었...습...니...다..ㅎㅎㅎ 독일에서 느끼는 한국의 향기...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뒤범벅된 미묘한 마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겠어요. ^^